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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내장 통신 네트워크와 도메인 제어기의 역할

oneplay1 2025. 5. 27. 07:19
현대 자동차의 전장 구조는 각 시스템 간 복잡한 데이터 교환을 필요로 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메인 제어기(DCU)가 도입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차량 내 통신 네트워크의 구조와 DCU의 기능, 설계상의 장점에 대해 살펴본다.

차량 내 도메인 제어기와 제어 영역 간의 연결을 나타낸 이미지
차량 내 도메인 제어기와 제어 영역 간의 연결을 나타낸 이미지

차량 속 제어기의 진화, 왜 DCU가 필요해졌는가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기계 장치가 아니다. 수많은 전자 제어 유닛(ECU)이 차량 내외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실시간으로 운전자의 조작과 도로 환경에 반응하는 복합 전자 시스템으로 변모했다. 전통적으로 차량의 각 기능—예를 들어 파워트레인, 브레이크, 조향, 인포테인먼트—은 개별 ECU가 제어했으며, 이 ECU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차량 내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ECU 간 통신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복잡도가 올라가면서 하드웨어 배선의 부담과 소프트웨어 관리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도메인 제어기(Domain Control Unit, DCU)다. DCU는 여러 개의 기능 영역(도메인)을 통합 관리하는 고성능 제어 유닛으로, 기존에 분산되어 있던 수많은 ECU의 일부를 한 영역 내에서 통합 제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섀시 도메인에서는 조향, 제동, 서스펜션을 하나의 DCU가 통합 제어하고, 인포테인먼트 도메인에서는 오디오, 내비게이션,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하나의 DCU가 담당하게 된다. 이처럼 기능 단위로 그룹을 나누고, 그 그룹별로 강력한 연산 능력을 가진 DCU가 들어가면서 차량 내 데이터 흐름은 더욱 체계화되고, 전체 시스템의 응답 속도 및 유지보수 효율도 높아지게 되었다. DCU는 단순한 하드웨어 통합에 그치지 않고, 차량 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최근에는 AUTOSAR Adaptive 기반의 운영체제를 탑재한 DCU가 등장하며, 차량 내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defined Vehicle, SDV)를 위한 기반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도메인 제어기 기반 네트워크의 구조와 동작 원리

DCU 기반의 차량 구조는 전통적인 ECU 중심 아키텍처와는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 먼저 도메인은 크게 파워트레인, 섀시, 바디, 인포테인먼트, ADAS/자율주행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각 도메인에는 해당 기능군을 전담하는 DCU가 하나씩 존재하며, 이 제어기 하나가 내부에 여러 ECU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파워트레인 DCU는 엔진 제어, 변속기 제어, 구동 토크 분배 등을 모두 처리하며, 섀시 DCU는 조향 및 제동의 협조 제어까지 통합한다. 이러한 도메인 DCU는 내부적으로 고속 통신 버스(CAN, FlexRay, Ethernet 등)를 통해 하위 센서나 액추에이터와 연결되며, 다른 DCU와도 데이터 교환을 한다. 이렇게 구성된 네트워크는 차량 전체가 일종의 로컬 네트워크(LAN)처럼 작동하게 되며, 기능 간 간섭은 줄이고, 데이터 흐름은 최적화된다. 기존에는 브레이크 제어 ECU와 엔진 ECU 간 통신이 복잡하고 지연이 발생했지만, DCU 환경에서는 섀시 DCU와 파워트레인 DCU 간 직렬 연결을 통해 응답 속도를 줄이고, 보다 정밀한 협조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DCU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수월하게 만들며, 자율주행 기능이나 인포테인먼트 콘텐츠가 주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보안 측면에서도 DCU는 중앙 집중적인 보안 제어를 가능하게 하며, 해킹이나 침입 탐지 시 전체 시스템을 신속하게 격리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런 구조 덕분에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최신 차량은 거의 모두 DCU 기반 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나아가 더 상위 개념인 중앙 집중형 제어기(CCU, Central Control Unit)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DCU 중심의 차량 아키텍처, 향후 과제와 기술 방향

DCU는 차량 구조의 복잡성을 줄이고, 시스템 효율과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양한 도메인을 하나의 고성능 제어기에서 관리함으로써 배선 수가 줄고, 하드웨어 통합 비용도 절감된다. 특히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의 구현에 있어서 DCU는 필수적인 기반 기술로 여겨진다. ECU 시대에는 차량 기능을 변경하려면 하드웨어 자체를 교체해야 했지만, DCU 기반 구조에서는 기능 확장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도메인 통합이 심화될수록, DCU 고장 시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이 커지고, 하드웨어 이중화, 소프트웨어 모듈의 독립성 확보, 장애 감지 및 복구 전략이 중요해진다. 또한 각 도메인의 응답 시간이나 데이터 흐름 요구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시스템 설계 시 정교한 시간 동기화(Time Synchronization), 리소스 분배, 실시간 운영체제(RTOS) 운용이 필요하다. 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된 차량에서는 ADAS DCU가 가장 복잡하고 높은 연산 성능을 요구하며, 이는 고성능 SoC(System-on-Chip) 기반의 DCU로 구성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여러 도메인을 통합하는 슈퍼컴퓨터급 DCU가 탑재되며, 차량 전체 기능을 가상화 플랫폼 위에서 통합 제어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향후 DCU는 단순한 제어기를 넘어, 차량 전체를 통합 제어하는 ‘차량 운영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완성차 업체는 물론 부품 제조사, 소프트웨어 공급사, 보안 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협업하여 DCU 생태계를 설계하고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의 중심이 기계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현재, DCU는 차량 전장의 뼈대이자, 미래 모빌리티의 운영 체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