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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73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vs 정찬성(코리안 좀비)

oneplay1 2025. 7. 22. 11:04

거리 싸움의 정밀함, 볼카노프스키의 통제, 경기 종료의 순간

UFC 273의 메인 이벤트에서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정찬성은 페더급 타이틀을 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경기 결과는 4라운드 45초, TKO에 의한 볼카노프스키의 승리였다. 그러나 이 경기는 단순한 피니시로 기억되기보다, 매 순간의 거리 조절, 타격 효율, 리듬 제어로 구성된 교과서적인 전략 싸움이었다. 이 글에서는 UFC 273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vs 정찬성(코리안 좀비) 의 경기를 리뷰해 본다.




거리 싸움의 정밀함

경기 초반부터 양 선수는 중거리 타격에서 서로의 리듬을 읽기 위한 탐색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점차 한쪽이 분명한 우위를 점했다. 거리 싸움의 정밀함은 단순한 이동 거리나 스텝 수보다, 같은 거리 안에서 누가 더 많은 타격을 효율적으로 적중시키느냐로 판가름된다. 그 기준에서 정찬성은 철저히 밀렸다. 공식 UFC 통계에 따르면, 1라운드에서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는 총 66회의 유효타 중 54회를 적중시켰다. 반면 정찬성은 33회 중 13회의 적중에 그쳤다. 두 선수 모두 같은 거리를 공유했지만, 볼카노프스키의 타격 빈도와 명중률은 압도적이었다. 거리 자체를 통제한 것이 아니라, 거리 안에서의 선택과 집중이 상대를 완전히 제압한 셈이다. 정찬성은 라운드 초반 리듬을 찾으려 했고, 몇 차례 킥과 잽으로 응수했지만, 빠르게 타이밍을 읽힌 뒤 반격을 허용했다. 이로 인해 거리에서의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계속 리액션 중심의 움직임을 반복했고, 체력 소모가 누적되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유효타 하나 없이, 같은 공간에서 점수를 뺏기고 있었다.

UFC 273(2022년 4월 9일) 메인 이벤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vs 정찬성(코리안 좀비)
UFC 273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vs 정찬성(코리안 좀비)


볼카노프스키의 통제

페더급 챔피언은 왜 강한가를 증명하는 무대였다. 볼카노프스키는 단 한 차례도 리듬을 잃지 않았다. 전 라운드를 통틀어 흐름을 뺏긴 순간이 거의 없었다. 볼카노프스키의 통제는 타격의 강도보다는 누적에 있었고, 특히 각도 조절과 타이밍 분산을 통한 전술 운영이 인상적이었다. 2라운드에서 그는 짧은 원투 조합으로 정찬성의 가드를 흔들며, 다시 근거리 바디샷으로 이어지는 조합을 반복했다. 이로 인해 정찬성은 수비를 위아래로 나누는 데에 애를 먹었고, 급기야 가드를 내리거나 고정하는 장면이 늘어났다. 타격 자체는 무겁지 않아 보였지만, 피로가 누적되면서 정찬성의 반응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3라운드부터는 볼카노프스키가 거리를 완전히 자신의 흐름으로 통제했다. 더 이상 물러서지 않았고, 적극적으로 전진하며 정찬성을 케이지로 몰았다. 중요한 것은 이때조차 무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타격 하나하나가 다음 움직임을 위한 셋업이었다. 정찬성이 스텝을 밟는 방향까지 계산한 움직임은, 단순히 체급 내 최강이라는 표현 이상이었다.


경기 종료의 순간

마지막은 빠르게 결정됐다. 4라운드 시작 직후, 정찬성이 재개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볼카노프스키는 기다리지 않았다. 첫 스트레이트가 정찬성의 안면에 깊게 적중했고, 곧이어 들어간 콤비네이션이 정찬성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수비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았고, 레프리 허브 딘은 그 즉시 경기를 중단시켰다. 정확한 시간은 4라운드 45초. 이미 볼카노프스키는 통계상 거의 모든 부문에서 우위였다. 유효타는 152대 51. 전체 타격 시도 수, 적중률, 공격 성공 빈도까지 전 라운드를 고르게 지배한 결과였다. 정찬성은 중단 직후, 고개를 끄덕이며 멋지게 승복했고, 관중은 그 순간에 경의를 표했다. 종료는 잔혹했지만, 피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찬성은 “챔피언과는 너무 큰 차이가 느껴졌다”는 솔직한 소감을 남겼고, 은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날의 경기는 볼카노프스키에게는 완벽에 가까운 방어전이었고, 정찬성에게는 한계와 동시에 존경을 받은 무대였다.

UFC 273(2022년 4월 9일) 메인 이벤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vs 정찬성(코리안 좀비)
UFC 273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vs 정찬성(코리안 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