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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이더넷 네트워크와 1000BASE-T1 표준 이해하기

oneplay1 2025. 6. 6. 13:07

최신 자동차는 엔진과 브레이크를 넘어 수백 개의 전자제어장치(ECU)와 센서가 연결된 네트워크로 움직인다. 예전에는 CAN, LIN 같은 버스 프로토콜이 사용되었지만,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시대가 다가오면서 이더넷(Ethernet)이 차량 내부 데이터 전송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1000BASE-T1 표준은 한 가닥의 절연 쌍으로 최대 1Gbps 속도를 제공해 고화질 카메라 영상, LiDAR 데이터, 실시간 제어 신호 등을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차량용 이더넷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1000BASE-T1 표준의 핵심 특성, 기존 버스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가지는 장점과 한계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또한 실제 적용 예시로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함께 알아본다.


차량용 이더넷 네트워크 구조 이미지
차량용 이더넷 네트워크 구조 이미지


왜 차량용 이더넷이 필요한가?

과거 자동차는 엔진 제어, 브레이크 제어, 에어백 제어 등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ECU 몇 개만 연결되어 있으면 충분했다. 이 구성을 위해 CAN, LIN, FlexRay 같은 버스 프로토콜이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CAN 버스는 최대 1Mbps 속도로 여러 ECU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 간단한 센서 데이터나 제어 신호 전송에는 충분했다. 그나마 과거에는 속도가 느려도 제어 주기가 길고 데이터 양이 적어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디지털 계기판,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360도 카메라, 라이다(LiDAR)·레이더 센서 등 고화질 이미지와 레이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하는 기능이 늘어났다. 예컨대 고화질 후방 카메라는 초당 수십 프레임의 영상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며, LiDAR 센서는 수백만 개 포인트의 3D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때 CAN 버스 속도(1Mbps)로는 데이터 병목 현상이 발생해 지연이 커지고, 시스템 신뢰성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데이터 전송 속도가 훨씬 빠른 이더넷 기술이 필요해졌다.

이더넷은 가정용 네트워크나 사무실 네트워크에서 사용하던 기술로, 최대 수 Gbps 속도를 제공한다. 표준 이더넷을 그대로 자동차에 적용하려면 두꺼운 케이블, 무거운 커넥터, 전자파 간섭(EMI)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자동차 전용 이더넷 표준인 100BASE-T1(100Mbps), 1000BASE-T1(1Gbps) 등이 개발되었다. 1000BASE-T1은 얇은 단일 꼬임쌍(twisted pair) 케이블로 15미터 정도까지 1Gbps를 전달할 수 있고, 차량 내부 전자파 환경에서도 높은 신뢰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에서는 이더넷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더넷을 통해 ADAS 센서 데이터, 인포테인먼트 영상, OTA(Over-The-Air) 펌웨어 업데이트, 클라우드 통신 등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 서론에서는 차량용 이더넷이 왜 필요한지 배경을 설명했고, 다음 본문에서 1000BASE-T1 표준의 기술적 특징과 실제 적용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한다.


1000BASE-T1 표준의 핵심 기술과 특징

1000BASE-T1은 자동차 내부 네트워크 전용 이더넷 표준으로, 1Gbps 속도를 제공하면서도 얇은 단일 트위스티드 페어(twisted pair) 케이블을 사용한다.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기술적 특징이 있다.

1) 하나의 페어 케이블로 1Gbps 전송 전통적인 이더넷(1000BASE-T)은 4쌍 케이블을 사용해 1Gbps를 구현한다. 반면 차량용 1000BASE-T1은 단일 트위스티드 페어를 사용하며, 각 방향으로 동시에 데이터가 흐르는 풀 듀플렉스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위해 PAM-3(Pulse Amplitude Modulation-3) 변조 기법을 쓰며, 단일 쌍으로 500MHz 대역까지 신호를 전송한다. 그 결과 케이블 굵기를 기존 이더넷 대비 약 85% 줄였고, 무게도 대폭 경량화했다.

2) 낮은 지연·고신뢰 자동차는 안전과 직결된 제어 명령이 많으므로 지연(latency)이 짧아야 한다. 1000BASE-T1은 지연 시간을 2~4마이크로초(μs) 이하로 맞추고, 비트 에러율(BER)을 10^-10 이하 수준으로 유지한다. 이를 위해 이중 차동 신호(HD differential signaling), 에러 정정 기술(FEC, Forward Error Correction), 고속 DSP(Digital Signal Processor) 기반 PHY(PHYsical layer) 칩을 사용한다. 또한 케이블 쉴드나 차폐선을 최소화하면서 EMC(전자파 적합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ommon Mode Choke(공통 모드 초크) 필터와 시그널 분리 기술을 적용한다.

3) 긴 도달 거리 1000BASE-T1은 최대 15미터 규격을 갖는다. 실제 자동차 내부 길이는 ECU와 도메인 컨트롤러 간 평균 6~10미터 정도이므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일부 트렁크나 루프 라인에서는 최대 40미터까지 연장 케이블을 추가해도 연결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4) 저전력 설계 자동차 전장 부품은 주행 중 또는 시동 껐을 때도 대기 전력이 중요하다. 1000BASE-T1 PHY 칩셋은 1.5W 이내 전력 소모를 목표로 설계된다. 대기 모드(저속 링크)에서는 전력을 150mW 이하로 줄이고, 동작 시에는 고속 링크 모드로 전환해 1Gbps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차량 전체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배터리 방전 걱정을 덜 수 있다.

5) 네트워크 토폴로지 차량용 이더넷 네트워크는 스타형(Star) 토폴로지 또는 라인형(Line) 토폴로지를 쓴다. 스타형은 도메인 컨트롤러나 스위치가 중앙에 위치하고, 각 ECU나 센서가 직접 연결된다. 설계가 단순해지며, 장애 발생 시 해당 링크만 교체하면 된다. 반면 라인형은 ECUs와 센서들이 일렬로 연결되며, 케이블 하중을 줄인다. 일반적으로 도어 ECU나 루프 센서처럼 노드 개수가 적은 구간은 라인형, 고속 데이터가 오가는 구간(도메인 컨트롤러, ADAS 센서)에는 스타형을 적용해 병렬 혼합 형태의 하이브리드 토폴로지를 사용한다.

이처럼 1000BASE-T1 표준은 속도, 신뢰성, 저지연, 저전력, 경량 케이블 등 자동차에 최적화된 기술을 모아 놓았다. 이후에는 이 기술이 실제로 ADAS, 인포테인먼트, OTA 펌웨어 업데이트 등 어떤 영역에서 쓰이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차량용 이더넷의 적용 사례와 미래 전망

1000BASE-T1 기반 이더넷은 이미 여러 자동차 브랜드와 부품사가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몇 가지 대표적 사례를 들어보자.

1)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자율주행 레벨2~3 수준의 ADAS는 전방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센서가 200~800Mbps 이상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이 데이터를 도메인 컨트롤러에서 빠르게 수집하고 분석해야 충돌 방지, 차선 유지, 자동 주차 기능 등이 매끄럽게 작동한다. 1000BASE-T1 이더넷은 단일 케이블로 고화질 영상과 고주파 레이더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어, 과거 CAN-FD 조합 대비 지연을 10분의 1로 줄이고, 데이터 병목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 덕분에 자율주행 기능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크게 올라간다.

2)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대시보드 중앙 화면,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무선 미러링, OTA 펌웨어 업데이트 등 다양한 기능이 Ethernet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고화질 4K 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하거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앱 업데이트 파일을 빠르게 받을 때 1Gbps 속도가 필요하다. 기존 USB-C나 Wi-Fi 방식은 신뢰성과 속도 면에서 제한이 있지만, 이더넷을 활용하면 끊김 없이 고화질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OTA 업데이트를 진행해 차량 기능을 늘릴 수 있다.

3)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V2X 전기차 충전기와 차량 간 통신(Vehicle to Grid, V2G)에도 이더넷 기술이 쓰인다. 충전소와 차량이 이더넷으로 연결되면 충전 상태, 배터리 잔량, 충전 전력, 결제 정보 등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1000BASE-T1은 짧은 거리에서도 1Gbps 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여러 대가 동시에 충전할 때도 네트워크 지연 없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차량과 충전소, 전력망이 모두 연결된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서 1000BASE-T1이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전망은 더욱 밝다. 우선, 10Gbps급 표준인 10GBASE-T1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 표준이 상용화되면 고해상도 LiDAR 데이터(초당 수십만 포인트)나 고해상도 레이더 영상 등을 초저지연으로 처리할 수 있다. 레벨4~5 완전 자율주행차에서 요구하는 초고속 데이터 통신을 뒷받침할 수 있다.

또한 차량 내 네트워크가 단순히 속도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보안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이더넷 프레임 단위 암호화나 MACsec 기술을 이용해 해킹이나 데이터 변조를 방지한다. 더 나아가 차량 간(V2V), 차량↔인프라(V2I), 차량↔보행자(V2P) 통신을 통합하는 V2X 네트워크에서도 5G와 이더넷이 결합되어 지연 없는 안전 통신이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좁은 실내 공간에서 다양한 전장 부품을 연결하기 위해 PoDL(Power over Data Line) 같은 기술도 도입된다. PoDL은 케이블 한 가닥으로 전원과 데이터를 동시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ECU와 센서를 연결할 때 전원 케이블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이로써 케이블 설계가 더욱 간소화되고, 경량화된 차량 네트워크 구성이 가능해진다.

요약하면, 1000BASE-T1 기반 차량용 이더넷은 ADAS, 인포테인먼트, 충전 인프라, V2X 등 자동차 전 분야에서 데이터 전송의 중심이 된다. 앞으로 10GBASE-T1, 보안 강화, PoDL 적용 등 기술이 진화하면서, 더 빠르고 안전하고 간편한 자동차 네트워크 환경이 구축될 전망이다. 이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시대를 뒷받침하는 필수 인프라가 되어, 우리의 이동 경험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바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