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사용이 매년 감소하고 카드 및 온라인 결제가 급증하는 가운데, 우리는 과연 현금 없는 사회 로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현금 사용률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편리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꼭 긍정적인 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결제망 마비 가능성, 금융 소외 문제 등의 다양한 이슈가 함께 따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현금 없는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자.
현금 사용 감소, 한국과 세계의 흐름
과거에는 현금이 가장 일반적인 결제 수단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현금 사용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9년 소비자의 현금 이용 비중은 17.4%였으나, 2021년에는 14.6%로 감소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그리고 다양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결제가 선호되면서 이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경우 2023년 기준으로 현금 사용 비중이 전체 거래의 12%까지 하락했으며, 미국에서는 2016년 31%였던 현금 사용 비율이 2022년 16%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의 발전 때문만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결제 속도가 빠르고 관리가 쉬운 카드 및 모바일 결제를 선호하게 되었고, 상점들도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면서 현금보다 전자결제를 더 많이 수용하는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다.
카드·온라인 결제의 급증과 편리함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편리함이다. 신용카드, 체크카드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소비자들에게 빠르고 손쉬운 결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QR코드 결제,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한 터치 결제 등이 대중화되면서, 지갑을 꺼내지 않고도 스마트폰만으로 모든 결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쇼핑의 증가도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상품 구색, 빠른 배송 서비스까지 더해지면서 사람들은 온라인 결제에 익숙해졌고, 자연스럽게 카드와 모바일 결제를 선호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기 구독 결제 서비스의 확산도 카드 결제 증가에 기여했다고 본.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각종 정기구독 서비스들은 카드나 온라인 결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금을 사용할 일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처럼 편리한 결제 방식이 늘어나는 만큼, 새로운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다. 만약 결제망이 마비된다면? 카드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혹은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온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디지털 결제의 부작용과 금융 소외 문제
현금 사용 감소가 가져오는 문제 중 하나는 금융 소외 계층의 증가이다. 현금 없는 사회가 본격화되면, 고령층이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결제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2023년 한 해 동안 현금을 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2022년 90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경제적인 이유로 예산을 철저히 관리하려는 사람들이 현금 사용을 더 선호하게 된 결과이다. 또한, 현금이 줄어들면 모든 거래가 디지털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개인정보가 더욱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카드사나 간편결제 업체들은 소비자의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여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편리한 만큼 신중한 소비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또한, 자연재해나 금융 시스템 오류 등으로 인해 결제망이 마비될 경우, 현금이 없는 사회에서는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캐나다에서는 전국적인 인터넷 장애로 인해 카드 결제가 불가능해지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사례가 있었다. 따라서 디지털 결제가 확대되는 만큼, 예비 결제 수단으로서 현금을 일정 부분 유지하는 정책도 필요할 것이다. 현금 사용 감소와 카드·온라인 결제의 급증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빠르고 편리한 결제 방식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이며, 기술 발전과 함께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모든 변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금융 소외 계층 문제, 개인정보 보호 문제, 결제망 마비 가능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정부와 금융 기관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며, 소비자들 또한 디지털 결제의 편리함을 활용하되 현금의 중요성을 잊지 않는 균형 잡힌 소비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길, 우리는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을까? 앞으로의 변화에 주목하며, 보다 안전하고 포용적인 금융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