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한국GM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판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내수부진 현상을 겪고 있다. 2025년 1분기 내수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한 2만 3천여 대에 그쳤으며, 이는 주요 경쟁사들이 SUV 및 친환경 차량 부문에서 신차 효과를 거두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국산 중소형 세단 시장이 축소되고, 소비자의 구매 성향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EV)로 빠르게 이동함에 따라 한국GM의 주력 모델인 크루즈와 말리부의 판매량 급감이 내수부진의 직접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할부 금융상품 이자가 상승해 대출 부담이 커진 점도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처럼 내수부진은 단순한 계절적 수요 감소를 넘어, 구조적 시장 재편 속에서 경쟁력이 약화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GM은 국내 완성차 5위라는 위치에서도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등 첨단 기능을 강조한 신차를 제때 출시하지 못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충분히 끌지 못했다. 국내 소비자는 안전·편의·경쟁력 있는 가격을 고루 갖춘 차량을 선호하고 있는데, 한국GM의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아쉬운 편이다. 주요 모델의 생산 설비가 해외에 집중된 탓에 물류비용이 높아 가격 인하 여력이 제한적인 점도 내수부진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은 지역별 프로모션과 금융 인센티브, 특별 보증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대응에 나섰지만, 일회성 할인에 그친다는 지적이 많다. 내수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프로모션에 의존하기보다, 시장 흐름에 맞춘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 장기적 고객 로열티 강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생산조정
내수 시장의 수요 감소로 인해 한국GM은 국내 생산 라인에 대한 생산조정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생산조정은 경기 변동과 시장 수요에 맞춰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전략으로, 한국GM은 인천 부평·부산·창원 공장의 일시 가동 중단과 교대조 축소를 진행하였다. 3월 말 기준으로 부평공장은 추가 휴업 일정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국내 생산 물량은 전년 대비 15% 줄어들 전망이다. 이러한 생산조정은 재고 과잉 문제를 해소하고, 운영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지만, 협력 부품업체와의 계약 조정,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 불안,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 등 부정적 영향도 불가피하다. 한국GM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며 “생산조정 시 근로자 보호 프로그램과 재취업 지원을 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충분한 대책인지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더 나아가 생산조정은 단순히 가동 중단 수준을 조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공장으로의 생산 이전을 검토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중국·멕시코 등 수익성이 높은 공장은 기존보다 더 많은 투자와 생산 확대가 예상되는 반면, 국내 공장은 가동률이 낮아질수록 추가 투자 여력이 줄어들어 ‘산업 공동화’ 우려가 제기된다. 생산조정 과정에서 원가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방안을 구체화하지 않으면, 한국GM의 공급망 관리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생산조정이 일시적 방편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내 공장의 스마트팩토리 전환, 모듈화 생산 확대, 부품 재고 최적화 시스템 도입 등 중장기적 설비 효율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사업전략
한국GM의 내수부진과 생산조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업전략의 전면적 재검토와 혁신이 필수적이다. 첫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친환경 라인업 확충을 통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글로벌 GM이 추진 중인 얼티엄(Ultium) 플랫폼 기반 전기차 모델을 국내 시장에 먼저 도입하고,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충전사업자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내수 시장에서 빠른 친환경 전환을 주도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서비스 중심 사업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구독형 차량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 원격 차량 관리(Remote Vehicle Management) 솔루션, 디지털 커넥티드 서비스(Connected Services) 등을 전 차종에 걸쳐 확대 적용함으로써, 단순 차량 판매를 넘어 구독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한 아이디어 발굴, 빅데이터·AI 기반 고객 분석 역량 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셋째, 국내 제조 거점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글로벌 협업 및 투자 전략이 중요하다. 예컨대 멕시코·유럽·중국 공장과의 부품·모듈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부품 표준화를 통해 국내외 생산 간 호환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부평공장의 핵심 생산 라인을 고도화하고, 국내 부품업체와의 협력 체계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위한 마케팅·PR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글로벌 GM의 프리미엄 라인업’과 ‘국내 소비자 드림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오프라인 체험 공간(Experience Center)과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종합적 사업전략이 결합될 때, 한국GM은 내수부진을 극복하고 생산조정을 지렛대로 삼아 새로운 성장 궤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