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영역제어기(Domain Controller)는 전통적인 ECU(전자제어장치) 중심 아키텍처를 대체하여, 차량 내 여러 기능을 논리적 영역(Domain)으로 분리하고 고성능 프로세서를 통해 통합 제어를 수행하는 핵심 요소이다. 기존에는 파워트레인, 샤시, 차량 편의 기능, 인포테인먼트 등 각 영역별로 독립적인 ECU가 존재했으나, 영역제어기 아키텍처는 이러한 개별 ECU를 통합하여 각 기능 영역을 중앙화된 연산 플랫폼으로 묶음으로써 하드웨어 자원 효율을 극대화하고 소프트웨어 통합을 용이하게 구현한다. 차량용 영역제어기는 일반적으로 다중 코어 CPU, GPU 또는 NPU, RTOS(실시간 운영체제) 및 가상화 기술을 통해 여러 영역별 소프트웨어 스택을 분리하면서도 동일한 물리 하드웨어에서 동작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차량 제조사와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하드웨어 플랫폼 변경 시에도 영역별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동일하게 이식할 수 있으며, 개발 생산성과 유지보수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또한, 네트워크 대역폭과 전력 소모를 줄이고, 보안 및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본문에서는 차량용 영역제어기 아키텍처의 개념적 배경부터 시작하여, 물리적 하드웨어 구성, 소프트웨어 플랫폼(하이퍼바이저, RTOS, 표준화된 미들웨어), 통신 네트워크(이더넷, CAN, 자동차 이더넷 TSN) 아키텍처, 기능 안전(ISO 26262 ASIL) 및 보안(사이버 보안)을 고려한 설계 원칙, 그리고 글로벌 OEM 및 Tier1 공급사의 구현 사례와 장단점 분석을 통해 차량용 영역제어기 아키텍처 전반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구성하였다.
영역제어기 아키텍처 도입 배경과 필요성
전통적인 차량 전장 아키텍처는 파워트레인, 샤시 제어, 인포테인먼트, 편의 기능,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등 여러 기능이 각각 독립적인 ECU(전자제어장치)를 통해 제어되는 분산형 구조였다. 이로 인해 차량 내부에는 수백 개에 달하는 ECU가 탑재되고 배선 하니스가 복잡해져 무게 증가와 전력 소모, 통합 개발의 어려움, 네트워크 지연 문제 등이 발생했다. 반면 차량용 영역제어기 아키텍처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능별 ECU를 논리적 영역(Domain)으로 구분하고, 각 영역별로 연관된 제어 기능을 하나의 중앙 프로세서 플랫폼 위에서 수행하는 통합형 구조를 제안한다. 영역제어기의 개념은 차량 내부 기능을 파워트레인 영역, 샤시 영역, 안전 영역, 인포테인먼트 영역, ADAS 영역 등으로 나누고, 각 영역의 핵심 연산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고성능 프로세서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영역별 하드웨어 통합으로 배선 하니스가 단순화되고, ECU 수가 줄어들며, 차량 내부 전력 효율과 확장성이 개선된다. 또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기능 확장이 용이해져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통해 신기능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고, 하드웨어 플랫폼을 통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서론에서는 차량용 영역제어기 아키텍처 도입 배경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영역별 통합 모델이 기존 분산형 모델 대비 어떤 이점을 제공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어지는 본론에서는 물리적 하드웨어 플랫폼 구성과 소프트웨어 플랫폼 아키텍처, 통신 네트워크 구성, 기능 안전 및 보안 설계 원칙, 글로벌 OEM 및 Tier1 구현 사례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결론에서는 영역제어기 아키텍처의 향후 발전 방향을 전망한다.
물리적 하드웨어 구성과 소프트웨어 플랫폼
차량용 영역제어기 하드웨어 플랫폼은 일반적으로 다중 코어 CPU와 GPU 또는 NPU, 메모리 서브시스템(DDR4/LPDDR4), 임베디드 플래시(eMMC, UFS), 하드웨어 안전 모듈(HSM), 그리고 자동차 이더넷 스위치가 집적된 SoC(System-on-Chip) 형태를 띤다. 다중 코어 CPU는 ARM Cortex-A 시리즈 또는 임베디드 x86 코어를 사용하며, GPU/NPU는 머신러닝 추론 및 이미지 처리에 활용된다. 메모리 서브시스템은 전장 환경에서 높은 신뢰성을 제공하기 위해 ECC 기능을 갖춘 DDR 또는 LPDDR 메모리를 사용하며, 저장장치는 부팅 이미지, 펌웨어, 로그 저장을 위해 고내구성 eMMC 또는 UFS를 탑재한다. 통신 인터페이스로는 CAN FD, LIN, FlexRay, MOST 등의 기존 버스뿐만 아니라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자동차 이더넷(100BASE-T1, 1000BASE-T1)과 TSN(Time-Sensitive Networking)이 지원되며, 이를 통해 ADAS, 인포테인먼트, 클러스터, 바디 모듈 등 다양한 영역 간 실시간 데이터 교환이 가능하다. 또한, 하드웨어 안전을 위해 ISO 26262 ASIL-D 수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듀얼 코어 또는 듀얼 SoC 기반 듀얼레인(Dual-Lane) 구조를 적용하며, 자동 재부팅, Watchdog, 쿨다운 회로, SO-DIMM 교체식 모듈 등 다양한 내결함 설계(Fail-operational / Fail-safe)를 통해 고가용성을 확보한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측면에서는 하이퍼바이저(Hypervisor)를 이용해 영역별 소프트웨어 스택을 가상머신으로 분리하거나, 컨테이너 기반으로 OS 커널 위에 분리된 프로세스 그룹을 배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Hypervisor 기반 플랫폼은 SE-Linux 또는 POK(Partitioned Operating Kernel) RTOS와 같은 경량 실시간 운영체제(RTOS) 위에서 ASIL 기능을 수행하며, 다른 영역은 Linux 기반 소프트웨어 스택(Autosar Adaptive 또는 ROS2)에서 실행된다. 이러한 물리적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통합 아키텍처는 차량 OEM이 영역별로 독립적인 개발과 통합 테스트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하드웨어 플랫폼 변경 시에도 영역별 소프트웨어가 독립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이식성(Portability)을 제공한다.
통신 네트워크, 기능 안전, 보안 및 향후 발전 방향
차량용 영역제어기 아키텍처에서 통신 네트워크는 CAN FD와 자동차 이더넷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CAN FD는 센서 데이터와 제어 명령의 낮은 대역폭 통신에 사용되고, 자동차 이더넷은 고대역폭 요구가 있는 ADAS 카메라 영상, LiDAR 포인트 클라우드,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에 활용된다. 자동차 이더넷은 TSN(Time-Sensitive Networking) 기능을 통해 지연 보장(Deterministic Latency)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영역 간 실시간 데이터 교환이 가능하다. 기능 안전 측면에서는 ISO 26262 표준을 준수하여 ASIL D 등급까지 지원할 수 있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계를 적용해야 한다. 하드웨어 레벨에서 메모리 ECC, Watchdog Timer, 전력 이상 감지를 위한 전압 감지 회로 등을 포함하며, 소프트웨어 레벨에서는 Safe State 모듈, 안전 OS, 분리 메모리 보호를 통해 소프트웨어 오류 시 영역 간 오염을 방지하고 안전 모드로 전환하는 Fail-safe 및 Fail-operational 기능을 구현한다. 사이버 보안을 위해서는 Secure Boot, Over-The-Air 업데이트 시 디지털 서명, HSM 기반 암호화 키 관리, ECU 간 통신 암호화(TLS, MACsec) 및 접근 제어 정책을 적용하여 영역 간 권한 분리를 강화하고 해킹 및 악성 코드 삽입을 방지한다. 향후 차량용 영역제어기 아키텍처는 고성능 NPU와 FPGA 기반 가속 기능을 결합하여 더욱 복잡한 머신러닝 및 영상 처리 알고리즘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며, 차량 간(V2V) 및 차량-인프라(V2I) 통신 기능이 통합되어 자율주행 레벨 3 이상의 운전 지원 기능을 구현하게 될 것이다. 또한 SDV(Software Defined Vehicle) 개념이 확산됨에 따라 영역제어기의 소프트웨어 모듈은 클라우드 기반 개발 파이프라인과 연동되어 업데이트 주기가 짧아지고, 기능 확장 및 유지보수가 원활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발전 방향을 통해 차량용 영역제어기 아키텍처는 더 높은 성능과 안전성을 제공하며,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시대를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