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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전장 시스템의 EMI와 EMC 설계 원칙

by oneplay1 2025. 5. 30.
자동차 전장 시스템은 다양한 전자 장치들이 밀집된 환경에서 상호 간섭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전자파 간섭(EMI)과 전자파 적합성(EMC)에 대한 철저한 설계가 필요하다. EMI는 하나의 장치가 방출하는 전자파가 다른 장치의 오동작을 유발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EMC는 이러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시스템 전체가 전자파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 기준이다. 이 글에서는 자동차 전장 시스템에서 EMI/EMC 설계가 왜 중요한지, 발생 원인과 억제 기법, 국제 표준 및 시험 방식까지 포함한 핵심 원칙을 자세히 설명한다.

자동차 내부 전장 시스템에서 전자파 간섭 발생과 차폐, 필터링, 접지를 통해 간섭을 제어하는 과정을 묘사한 그림
자동차 내부 전장 시스템에서 전자파 간섭 발생과 차폐, 필터링, 접지를 통해 간섭을 제어하는 과정을 묘사한 그림

전자파 간섭 없이 동작하는 차량 전장의 조건

현대 차량은 수십 개의 전자제어장치(ECU), 통신 모듈, 센서, 액추에이터 등 복잡한 전장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장치는 모두 고속의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필연적으로 주변 장비에 영향을 미치며, 의도치 않은 간섭(EMI, Electromagnetic Interference)으로 인해 오작동, 데이터 오류, 통신 지연, 시스템 오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는 하나의 밀폐된 금속 공간에 다양한 전자 장비가 밀집되어 있어, 전자파 간섭 문제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시스템 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EMC(Electromagnetic Compatibility), 즉 전자파 적합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EMC란 특정 장치가 외부로 전자파를 과도하게 방출하지 않으며, 동시에 외부의 전자파 영향에도 스스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자동차 전장 설계에서는 EMC 기준을 만족하는 것이 안전성과 직결되며, 모든 부품과 시스템은 사전에 이를 고려해 설계되어야 한다. 실제로 차량 내에서의 EMI 문제는 단순히 인포테인먼트 끊김이나 전조등 깜빡임 같은 사소한 문제로 시작되지만, 심한 경우 브레이크 시스템 오류, 조향 오류, 자율주행 기능의 작동 중단까지 초래할 수 있다. 특히 ADAS, 자율주행, 전기차 등 고집적 고속 시스템이 확대되면서 EMI/EMC 이슈는 더욱 복잡하고 중요해지고 있다. EMI와 EMC는 특정 부품이 아닌 시스템 전체를 고려해야 하는 개념이며, 부품 설계 초기 단계부터 레이아웃, 회로 설계, 커넥터 구조, 접지 방식, 케이블 쉴딩, 필터 설계 등 모든 항목에서 전자파 특성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차량 전장 시스템의 설계자는 전기적 성능뿐 아니라 전자파 관점에서의 거동을 동시에 고려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요구된다.

EMI/EMC 발생 원인과 자동차 시스템에서의 억제 기술

자동차에서 EMI는 세 가지 주요 원인으로 발생한다. 첫째는 고속 스위칭에 의한 에너지 방출. 인버터, DC-DC 컨버터, 통신 송수신 회로 등 고주파 장비는 강한 전자파를 생성할 수 있다. 둘째는 전류 루프에 의한 자기장 유도. 회로의 접지 불균형이나 신호선과 전원선의 분리 설계 부족이 원인이다. 셋째는 케이블이나 배선이 안테나 역할을 하며 외부 신호를 수신하거나 방출하는 경우다. 이로 인해 노이즈가 회로에 유입되거나 다른 장비로 확산된다. EMI 억제를 위해 설계자는 다음과 같은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첫 번째는 차폐(Shielding) 기술이다. 금속 케이스, 실드 캔, 전도성 도료 등으로 EMI 발생 소자를 물리적으로 감싸 전자파 방출을 억제한다. 두 번째는 접지(Grounding) 설계로, 장비 간의 공통 접지 경로를 최소화하고, 고속 신호는 별도의 리턴 패스를 구성하여 접지 루프를 방지한다. 세 번째는 필터링(Filter) 기술로, 전원 입력단과 통신선에 인덕터, 커패시터 등을 조합해 고주파 성분을 제거한다. 특히 EMI 필터는 회로의 노이즈 방사와 유입을 모두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노이즈 주파수 특성에 맞는 부품 선택이 중요하다. 네 번째는 레이아웃 최적화로, 고속 신호선과 저속 회로를 분리하고, 차폐 영역 간 간격을 유지해 신호 크로스토크를 방지한다. 자동차에서 EMC를 확보하기 위한 또 하나의 핵심은 전자파 테스트와 인증 체계이다. 국제적으로는 ISO 11452, CISPR 25, ISO 7637 등이 차량용 EMI/EMC 시험 기준으로 사용되며, 각 부품은 전자파 방사(Emission)와 내성(Immunity) 시험을 통과해야만 양산 적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CISPR 25는 차량 내 부품이 얼마나 적은 전자파를 방출하는지를 측정하고, ISO 11452는 외부 전자파에 대해 부품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평가한다. EMI/EMC 시험은 실제 차량 내 장착 위치, 배선 상태, 온도 조건 등을 고려하여 실차 조건과 유사하게 수행되어야 하며, 회로 단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부품 전체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설계 초기부터 EMI/EMC 특성을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할 수 있는 도구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자파 안전성이 차량 신뢰성의 기준이 된다

자동차 전장 시스템의 복잡도가 증가함에 따라, 전자파 간섭에 의한 성능 저하나 오작동 가능성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EMI는 하나의 부품이 문제가 아니라 차량 전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품 설계 초기 단계부터 EMC 관점에서의 통합적 검토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자율주행차는 전자 장비의 밀도가 높아 EMI 문제에 더 민감하다. EMI/EMC 설계는 단순히 규격을 만족하는 것을 넘어, 실차 환경에서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이다. 이를 위해 차폐, 접지, 필터링, 레이아웃 설계 등의 기술이 정교하게 조합되어야 하며, 전자기 환경 시뮬레이션, 부품 간 상호 간섭 예측, 시험 및 인증 체계가 유기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향후 자동차는 더욱 스마트하고 연결된 구조로 발전할 것이며, 차량 간 통신(V2X), 5G, OTA 업데이트 등 외부와의 연계도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 환경에서 EMI/EMC 설계는 단순한 하드웨어 안정성을 넘어, 전체 시스템의 무결성과 보안을 위한 첫 번째 방어선이 된다. 결론적으로, 전자파 간섭을 억제하고, 전장 부품 간 안정적인 동작을 보장하기 위한 EMC 설계는 자동차 개발의 필수 요소이다. 보이지 않는 전자파를 제어하는 기술이야말로, 차량의 기능성과 안전성, 나아가 고객의 신뢰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