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다운 적중률, 클린치 압박, 3라운드 경기 운영
2025년 6월 22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UFC Fight Night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고석현은 웨일스 출신의 오반 엘리엇을 상대로 UFC 데뷔전을 치렀다. 이 경기는 테이크다운 정확도, 클린치 전술, 전 라운드 운영에서 고석현이 확실한 우위를 보여준 끝에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둔 경기였다. 본문에서는 UFC 공식 통계에 따라 테이크다운의 성공률, 클린치 압박의 전술적 가치, 그리고 전체 라운드 운영 흐름을 세부적으로 분석한다.
테이크다운 적중률
이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고석현의 테이크다운 적중률이었다. UFC 공식 기록에 따르면 고석현은 총 9번의 테이크다운을 시도해 그 중 6번을 성공시켰으며, 성공률은 약 66.7%에 달했다. 이 수치는 해당 체급 평균 대비 매우 높은 수치로, 단순히 시도 횟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성공적으로 흐름을 이어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1라운드 중반, 백 컨트롤을 확보한 뒤 상위 포지션에서 안정적으로 체중을 실어가는 장면은 고석현이 체급 내에서 레슬링 기반 파이터로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테이크다운 이후 그라운드 포지션 유지 시간 역시 총 10분 15초로 집계되며, 오반 엘리엇이 공격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단순히 눌러놓는 데 그치지 않고, 그라운드 앤드 파운드로 유효타까지 적립한 점에서 이 테이크다운은 경기 전체의 승부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었다.
클린치 압박
고석현은 경기 전반에 걸쳐 클린치 압박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펜스에 몰아넣는 동작에서 균형을 무너뜨리고, 짧은 거리에서 상체 컨트롤을 통해 자세를 무너뜨리는 방식이 반복되었다. 엘리엇은 클린치 상황에서 탈출을 시도했으나, 고석현의 중심축 제어와 어깨 각도 조절로 인해 반격의 여지를 만들지 못했다. 2라운드에서는 오히려 엘리엇이 클린치를 먼저 시도했으나, 고석현은 빠르게 힙 스루(hook throw)로 전환하며 다시 상위 포지션을 장악했다. 이와 같은 클린치 압박은 단순히 공간을 좁히는 데에 머물지 않고, 테이크다운과 연결되는 교두보 역할을 하면서 포지션 전환의 주도권을 쥐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했다. 그 결과 엘리엇은 타격 기회를 지속적으로 차단당했고, 공세를 펼칠 여유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수세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클린치에서의 압박력이 경기 전반을 완전히 지배한 셈이다.
3라운드 경기 운영
3라운드는 두 선수 모두 체력적으로 고비에 다다른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도 고석현은 전략적인 운영 능력을 드러냈다. 무리한 테이크다운 시도 대신, 엘리엇의 움직임을 읽고 스텝으로 중심을 흔든 뒤 짧은 더블레그 테이크다운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효율적인 공격을 이어갔다. 이 라운드에서는 타격 횟수보다 컨트롤 타임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고석현은 약 3분 40초 이상을 상위 포지션에서 유지했으며, 그 사이 최소한의 타격으로도 점수를 쌓았다. 반면 엘리엇은 거의 반격을 시도하지 못했고, 하위에서의 방어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종료 후, 세 명의 심판 전원은 모두 30-27을 고석현에게 주며 만장일치 판정승을 선언했다. UFC 데뷔전에서 단 한 순간도 흐름을 내주지 않고 3라운드를 정밀하게 운영한 결과였다. 이 같은 경기력은 단순히 승리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향후 웰터급 내에서 고석현의 입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