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파일럿 시스템은 센서 융합, 환경 인지, 경로 계획, 제어 명령 실행을 통해 차량 자율주행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통합 모듈입니다. 이 시스템이 안전하게 작동하려면 ISO 26262 기능 안전 표준을 준수하여 전 단계의 요구사항 분석, 시스템 설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통합 검증, 검증 시험, 실도로 검증, 운용 모니터링에 이르는 종합적인 검증 절차가 필요합니다. 요구사항 분석 단계에서는 HARA(Hazard Analysis and Risk Assessment)를 통해 잠재 위험을 식별하고 ASIL 레벨을 결정하며,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는 안전 메커니즘(Fail-safe, Redundancy, Monitoring)을 설계합니다. 하드웨어 개발 단계에서는 ECU 및 센서의 고장 모드를 분석하고 신뢰성 데이터(FMT, MTBF)를 수립하며, 소프트웨어 개발 단계에서는 SOTIF(Safety of the Intended Functionality) 관점도 함께 반영해 함수 안전 및 의도하지 않은 동작 방지를 위한 코딩 가이드라인을 적용합니다. 검증 시험 단계에서는 SIL/HIL/VIL 테스트로 기능 및 경계 조건을 시험하고, 실도로 검증(PR101, Scenario Coverage)을 통해 다양한 도로 환경과 기상 상황에서 안전성을 입증하며, 운용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OTA 업데이트 및 보안 패치와 함께 운행 데이터 분석을 통한 지속 검증 체계를 운영합니다. 본문에서는 이 모든 절차와 각 단계별 핵심 활동, 주요 시험 항목, 실증 사례, 도구 및 환경 구성, 조직·프로세스 관리 방안을 기술합니다.
요구사항 분석 및 위험도 평가
오토파일럿 시스템의 안전 검증 절차는 요구사항 분석 단계에서 시작됩니다. 먼저 차량 자율주행 기능의 범위를 정의하고, HARA(Hazard Analysis and Risk Assessment)를 수행하여 시스템 고장이나 환경 요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Hazard)을 식별합니다. 예컨대 센서 오작동으로 인한 장애, 통신 지연에 따른 제어 명령 누락, 소프트웨어 버그로 인한 의도치 않은 제동 등이 주요 위험 시나리오로 도출됩니다. 각 시나리오에 대하여 심각도(Severity), 노출도(Exposure), 통제 가능성(Controllability)을 평가하여 ASIL(A/B/C/D)을 결정하며, ASIL D 수준은 인명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고위험 기능에 적용됩니다.
이어 요구사항 명세(Safety Requirements Specification)를 작성하여 기능 요구사항과 안전 요구사항을 분리·정의합니다. 기능 요구사항은 주행 경로 유지, 차선 변경, 장애물 회피 등 기본 기능을 포함하며, 안전 요구사항은 비상 중지, 오류 검출 및 복구, 고장 진단 및 경고, 안전 모드 진입 조건을 명시합니다. 예를 들어 ‘센서 데이터 결함 시 100ms 이내에 안전 모드로 전환’과 같은 구체적 시간·조건을 기입하여 검증 가능성을 확보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조직 차원의 안전 문화 확립이 필수적입니다. 안전 계획(Safety Plan)을 수립하여 책임자, 역할, 일정, 검증 활동 범위, 검증 도구 및 환경을 정의하고, 기능 안전 관리(Safety Management) 프로세스를 구축합니다. 이때 ISO 26262 Part 2에 따른 안전 관리 체계를 수립하며, 프로젝트 전 주기 동안 안전 활동이 일관되게 수행되도록 조직·절차·문서 관리 시스템을 적용합니다. 이와 같은 요구사항 분석 및 위험도 평가 단계는 이후 검증 절차 전반에 걸쳐 모든 활동의 기준이 되며, 시스템 설계 및 시험 단계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설계·개발 단계 검증 및 통합 시험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는 식별된 안전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설계합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센서 및 ECU의 이중화(Redundancy), 고장 감지 회로(Diagnosis), 다양성(Diversity) 설계를 적용하며, 신뢰성 데이터(MTBF, FMEDA)를 수집·분석하여 부품별 안전 목표를 수립합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기능 안전 요구사항을 구현하기 위해 MISRA C/C++ 코딩 표준, SOTIF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AUTOSAR 기반의 안전 구성 요소(RTE, BSW)를 활용합니다.
구현 후 모듈 레벨 단위 검증(Unit Test)과 통합 레벨 검증(Integration Test)을 수행합니다. Unit Test 단계에서는 각 함수·모듈이 안전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 테스트 케이스를 설계·실행하고, Code Coverage(Statement, Branch, MC/DC)를 확보합니다. 이어 SIL(Software-in-the-Loop) 테스트를 통해 소프트웨어 동작을 가상 환경에서 검증하며, HIL(Hardware-in-the-Loop) 테스트에서는 실제 ECU와 시뮬레이터(차량 동역학, 센서 모델)를 연결하여 시간 지연, 네트워크 부하, 고장 시나리오 등을 검증합니다.
통합 시험(VIL, Vehicle-in-the-Loop) 단계에서는 실제 차량에 ECU를 탑재하고, 트랙 주행 및 실도로 주행 환경에서 비상 정지, 센서 결함, 통신 에러, 도로 표지 인식 오류 등의 시나리오를 시험합니다. PR101, NCAP 등 국제 안전 기준을 참고하여 도로 환경(야간, 비·눈, 교통량, 복합 교차로)에 따른 주행 시험계획을 수립하고, 주행 기록 데이터를 분석해 안전 성능을 평가합니다. 특히 경로 계획 단계에서 비정상 상황 발생 시 시스템 전환(Transition Request to Manual) 절차를 검증하여 운전자 개입 요구 시점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통합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Traceability Matrix를 작성하여 요구사항 대비 검증 결과를 매핑하고, 미충족 항목은 설계·코드·시험 시나리오를 수정하여 반복 검증합니다. 이와 같은 설계·개발 단계 검증 및 통합 시험은 시스템 전반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이후 실도로 검증 및 운용 모니터링의 기반을 형성합니다.
실도로 검증·운용 모니터링 및 향후 과제
실도로 검증(Real World Testing)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최종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필수 단계입니다. 다양한 도로 유형(고속도로, 국도, 도심), 기상 조건(비·눈·안개), 조명 환경(주간·야간), 교통 상황(정체·고속 주행·사고 복구)을 포함하는 시나리오를 수천 km 이상 주행하며, 데이터 수집용 로거 및 영상·레이더 센서를 차량에 탑재해 모든 이벤트를 기록합니다. 시나리오 커버리지 기준(MCDC 기반 Coverage, Scenario Coverage)을 수립하고, 통신 지연·센서 고장·예상치 못한 장애물 출현 등 극한 상황에서 시스템 반응을 평가합니다.
운용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OTA Over-the-Air 업데이트 및 보안 패치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선을 지속하고, 차량 운행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수집해 AI 기반 이상 탐지(Anomaly Detection)와 지속 안전성 평가를 수행합니다. 이때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 보안 로그 분석, 원격 진단·복구 절차를 포함하여 운영 중인 오토파일럿 기능이 항상 안전 기준을 만족하도록 관리합니다.
향후 과제로는 시나리오 기반 검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Formal Methods, 디지털 트윈 기반 연속 검증, 시뮬레이션 커버리지 자동화, V&V(Verification & Validation) 프로세스의 자동화 확대가 있습니다. 또한 5G/6G V2X 통신 연동 시나리오, 에지 컴퓨팅 기반 실시간 안전 판단, 글로벌 규제 통합(UNECE WP.29, ISO 21448 SOTIF),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인증 연계, 사용자 행동 모델링을 통한 HMI 안전성 강화 등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오토파일럿 시스템 안전 검증 절차는 요구사항 분석부터 실도로 운용 모니터링까지 다단계로 구성되며, 각 단계의 체계적 검증 활동과 반복적 개선을 통해 자율주행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R&D 부서는 ISO 26262와 SOTIF 표준, 첨단 시뮬레이션·AI 기술을 융합하여 검증 생산성을 높이고, 글로벌 상용화를 위한 안전 검증 프레임워크를 발전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