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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력 반도체(SiC·GaN)로 전기차 효율 높이기

by oneplay1 2025. 6. 6.

 

 

전기차와 가정용 충전기, 태양광 인버터 등 전기를 다루는 기기에서는 전력 반도체가 핵심 역할을 한다. 기존 실리콘(Si) 대신 실리콘 카바이드(SiC)와 갈륨 나이트라이드(GaN) 같은 신소재 반도체를 사용하면, 전기를 바꾸고 전달할 때 손실이 줄어들어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SiC와 GaN 반도체가 무엇인지, 왜 기존 반도체보다 더 효율적인지, 그리고 전기차 인버터나 충전기처럼 우리 일상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기 쉬운 예시와 함께 설명한다. 또한,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앞으로 어떤 변화가 기대되는지까지 살펴본다.

 

SiC 및 GaN 전력 반도체 전력 변환 다이어그램
SiC 및 GaN 전력 반도체 전력 변환 다이어그램

전력 반도체란 무엇이고 왜 SiC·GaN이 중요한가?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제품이나 전기차에는 ‘전력 반도체’라는 부품이 들어간다. 이 작은 부품은 배터리에서 나온 전기를 모터나 가전제품이 쓸 수 있는 전기로 바꿔주거나, 가정용 전기를 저장장치에 맞게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전력 반도체가 없으면 전기차가 배터리 전기를 모터로 보내지 못하고, 태양광 패널에서 만든 전기를 집에서 쓸 방법도 없다. 그동안 전력 반도체는 실리콘(Si)이라는 재료로 만든 IGBT나 MOSFET이 주로 사용됐다. 이 실리콘 반도체는 안정적이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지만, 전기를 바꿀 때 일정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이 손실이 많으면 결국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게 되고, 전기차 주행거리가 줄어들거나 충전 속도가 느려진다.

최근에는 ‘와이드 밴드갭(Wide Bandgap)’이라고 부르는 신소재 반도체인 실리콘 카바이드(SiC)와 갈륨 나이트라이드(GaN)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신소재 반도체는 실리콘보다 훨씬 넓은 밴드갭(전기적 갭)을 가지기 때문에 고전압이나 고온 환경에서도 효율이 좋고 손실이 적다. 간단히 말해, 같은 전압을 다룰 때 실리콘 소자는 약간의 전기가 열이나 빛 형태로 낭비되지만, SiC·GaN 소자는 그 낭비가 훨씬 줄어든다. 예를 들어 전기차 인버터(배터리 전기를 모터용 전기로 바꿔주는 장치)에 SiC 소자를 쓰면 기존 실리콘 방식보다 전력 손실이 약 50% 정도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주행거리가 10% 이상 더 늘어날 수 있다.

게다가 GaN 소자는 스위칭(전기를 켜고 끄는 동작)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기나 태양광 인버터처럼 짧은 시간에 전기를 바꿔야 하는 장치에서 더 작은 부품 크기와 가벼운 무게로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즉, 충전기를 작고 가볍게 만들면서도 충전 속도와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SiC와 GaN 반도체는 전력 손실을 줄이고, 크기와 무게를 줄이며,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 앞으로 에너지 효율과 환경 보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SiC·GaN 반도체는 아직 가격이 비싸고, 생산 공정도 실리콘만큼 성숙하지 않아 제조 난이도가 높다. 또 패키지(칩을 보호하는 외장)나 냉각 방식, 회로 설계 등 신소재에 맞춰 새롭게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따라서 이 기술을 전기차나 충전기 같은 완제품에 적용하려면, 초기 비용과 설계 시간, 시험 과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 서론에서는 전력 반도체가 왜 중요한지, 실리콘 대비 SiC·GaN이 가지는 장점과 한계를 간단히 정리했다. 이후 본문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원리로 더욱 효율이 높아지는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이 기술이 우리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자세히 알아보자.

 

SiC·GaN 반도체가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바꾸는 원리

먼저, 반도체가 전기를 바꾸는 기본 원리를 살펴보자. 전력 반도체는 배터리나 전원 장치에서 나오는 직류(DC) 전기를 모터나 가전제품이 쓰는 교류(AC) 전기로 바꾸거나, 반대로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켜고 끄는’ 스위칭 동작이 빠르게 반복되는데, 그때 발열과 전류 저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효율의 핵심이다.

실리콘(Si) 전력 반도체는 오래전부터 사용됐지만, SiC와 GaN은 물질 구조가 달라서 전기를 ‘통과시키는 문턱(임계 전계 강도)’이 높다. 쉽게 설명하면, 실리콘보다 전기를 꽉 붙잡아둘 수 있는 힘이 세다는 뜻이다. 이 덕분에 SiC·GaN 반도체는 같은 전압에서 더 얇고 작게 만들 수 있고, 전기가 통과할 때 생기는 손실(전도 손실)이 적다. 전도 손실이 적으면 반도체 칩이 덜 달아오르고, 그만큼 더 많은 전력이 실제 기기 구동에 쓰이게 된다.

또 전기를 켜고 끄는 속도도 중요하다. 스위칭 속도가 빠를수록 ‘스위칭 손실’이 줄어드는데, GaN 반도체는 실리콘이나 SiC보다 스위칭 속도가 훨씬 빠르다. 그 결과 회로에서 전기를 변환할 때 생기는 미세한 전기적 손실이 크게 줄어든다. 고주파(수십 kHz 이상)로 동작해야 하는 장치(예: 전기차 충전기, 태양광 인버터)에서는 특히 GaN의 장점이 돋보인다. 전기차 충전기를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고, 태양광 인버터도 더 높은 전력 밀도로, 더 작은 부품으로 제작할 수 있다.

반도체 칩 하나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패키지 설계도 중요하다. SiC·GaN 반도체는 발열량이 작다고는 해도, 고전력 환경에서는 여전히 열이 발생한다. 그래서 칩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열을 잘 식혀줄 수 있는 금속과 세라믹 소재를 층으로 쌓아 만든 패키지를 사용한다. 액체나 공기로 열을 빠르게 빼주는 냉각 블록을 붙이거나, 방열판과 결합해 모듈 형태로 구성한다. 패키지 및 회로 기판(PCB) 설계 시에는 전기가 흐르는 길을 최대한 짧게 만들어 전기적 손실을 줄이고, 고주파 노이즈(EMI)를 억제할 수 있는 배선 구조를 적용한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합하면, 전기차 인버터는 작아지면서도 출력은 더 높아지고, 배터리에서 모터로 전기를 보낼 때 낭비되는 에너지가 줄어든다. 예를 들어, 실리콘 기반 인버터를 쓰던 전기차가 SiC 기반 인버터로 교체되면 고속도로에서 주행할 때 모터로 전달되는 전력이 더 많아져 주행거리가 10% 이상 늘어난다. 충전기도 마찬가지로, 충전 속도가 빨라지고 전력 효율이 향상돼 전기요금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SiC와 GaN 반도체는 작은 부품이지만, 전기를 바꾸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다. 전기차, 충전기, 태양광 인버터 등 전력을 쓰거나 저장하는 모든 장치에 적용할 수 있어, 우리 삶 곳곳에서 전기 요금 절감과 탄소 배출 감소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일상 속 SiC·GaN 반도체 기술의 적용과 미래 전망

지금까지 SiC(실리콘 카바이드)와 GaN(갈륨 나이트라이드) 반도체가 전력 전자 기술에서 왜 중요한지 살펴보았다. 이 기술이 우리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첫째, 전기차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이 개선된다. 기존 실리콘 기반 인버터를 사용하던 전기차는 충전할 때 배터리에 전달되는 전력의 일부가 소모되거나 열로 변해 낭비되었다. 하지만 SiC 인버터를 사용하면 충전기가 전기를 더 직접적으로 배터리로 보내주고, 주행할 때도 모터에 전달되는 전력이 늘어나 주행거리가 10% 이상 늘어난다. 예컨대 400km 주행이 가능했던 전기차가 SiC 인버터를 달면 440km 이상 달릴 수 있어, 장거리 이동 시 충전 횟수가 줄어든다. 또한 SiC 인버터의 전력 손실이 작아 고속 충전 속도가 더 빨라져, 80% 충전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대에서 20분대로 단축될 수 있다.

둘째, 태양광 발전 효율이 올라간다. 태양광 패널에서 만든 전기를 집이나 산업 시설에서 쓸 때는 ‘태양광 인버터’라는 장치가 필요하다. GaN 기반 태양광 인버터는 기존 실리콘 인버터보다 부품 크기를 40% 줄이고 무게도 절반 이하로 줄여, 설치할 때 공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전력을 바꿀 때 손실이 적어 발전 효율이 2~3% 정도 더 높아진다. 태양광 발전소나 중소규모 발전 설비의 운영비 절감과 전기 공급 안정성에 큰 도움이 된다.

셋째, 가정용 충전기와 전력망 기술이 진화한다. 집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때 쓰는 가정용 충전기를 GaN 반도체 기반으로 바꾸면 충전기를 훨씬 가볍고 작게 만들 수 있다. 벽에 붙이는 덕에 공간도 덜 차지하고 설치도 간편해진다. 또 전기를 바꿀 때 발생하는 발열이 적으므로 안전성도 높아진다. 이와 함께 ‘V2G(Vehicle to Grid, 차량-전력망 연계)' 기술이 확산되면, 전기차 배터리를 전력망의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기가 많이 필요할 때는 집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전기를 빌려 쓰고, 태양광이 풍부할 때는 집 충전기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GaN 반도체로 만든 V2G 충전기를 쓰면 전력 변환 효율이 높아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커진다.

넷째, 산업용 기계와 스마트 가전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공장에서는 모터를 돌리는 ‘인버터 드라이브’를 많이 사용하는데, SiC 반도체를 적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높아져 전력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고주파 동작 덕분에 모터 반응 속도도 빨라져 생산성이 올라간다. 가정용으로는 에어컨이나 냉장고 같은 가전에도 고효율 인버터가 도입되면서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고, 제품 크기도 작아진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 기술이 더 발전할 전망을 살펴보자. 먼저 SiC·GaN 반도체의 가격이 점차 낮아질 것이다. 현재는 생산 공정 비용이 높아 실리콘보다 비싸지만, 양산이 늘어나고 공정 개선이 이루어지면 가격 경쟁력이 확보될 것이다. 둘째, 자동차뿐 아니라 전력망, 재생에너지, 우주항공, 군수 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예컨대 900V 이상 초고전압 시스템에서 GaN HEMT가 쓰이면 전력 변환 효율이 더욱 높아져, 대형 배터리 저장 시스템(ESS)이나 발전소용 인버터에 활용될 수 있다. 셋째,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스마트 게이트 드라이버’ 기술이 등장하면서, 반도체가 스스로 동작 최적점을 찾아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전력 반도체가 실시간으로 온도와 전류 상태를 분석해 게이트 신호를 조절하면, 효율은 물론 시스템 수명도 늘어나고 안전성도 높아진다.

결론적으로 SiC와 GaN 전력 반도체는 전기차, 재생에너지, 산업용 장비, 가전제품 등 우리 삶 곳곳에서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이다. 이들 신소재 반도체가 상용화되면 전기요금 절감은 물론, 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 환경 보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이 기술의 발전과 보급 속도가 가속화되기를 기대한다.